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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여행

백정 출신의 도적 임꺽정

by 채유니후니 2023. 1. 10.

임꺽정은 조선 시대 백정 출신입니다. 조선 백정은 고려 시대부터 조선 땅에 살게 된 오랑캐 종족으로 고려 시대 천민인 화척, 양수척의 후예라고 합니다. 조선 시대 백정은 도축업, 가죽이나 버드나무로 공예품 만들기, 사형 집행수, 사냥 등을 했습니다. 임꺽정은 버드나무를 가지고 공예품을 만드는 고리백정이었습니다.

조선 명종 때는 정치 혼란과 계속된 흉년으로 백성들은 점점 살기 어려워졌습니다. 관리들의 부패가 심해져 거쳐 없이 떠돌아다니는 유민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유민 중 일부는 도적이 되었는데 경기도 양주의 백정 출신 임꺽정도 이에 해당됩니다.

 

명종 14년 3월 27일 명종실록 25권 기록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사신은 논한다. 도적이 불처럼 일어나는 것은 수령의 가렴주구 탓이며, 수령의 가렴주구는 재상이 청렴하지 못한 탓이다. 지금 재상들이 탐오가 풍습을 이루어 끝을 모르므로 수령들은 백성의 고혈을 짜내 권세가를 섬기고 돼지와 닭을 마구 잡는 등 못하는 짓이 없다. 백성들은 곤궁해져도 하소연할 곳이 없으니 도적이 되지 않으면 살아갈 길이 없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너도나도 죽음의 구덩이에 몸을 던져 요행을 바라고 겁탈을 일삼으니 이 어찌 백성의 본성이겠는가"

권력자들이 불법까지 저지르며 사리사욕 채우는 데만 몰두하여 백성들이 못살겠어서 도적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임꺽정도 이런 이유로 도적이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임꺽정은 처음엔 신분에 대한 불만을 품고 무리를 모아 도둑질을 했습니다. 날쌔고 용맹했던 그는 곧 몰락 농민과 노비, 상인, 대장장이, 아전까지 끌어들여 세력을 키웠습니다. 임꺽정의 무리는 황해도로 진출해 구월산 등지를 소굴로 삼아 양반과 지방의 세력가인 토호의 집을 습격했으며, 나중에는 관청을 치거나 조정으로 가는 공물을 가로채기도 했습니다. 빼앗은 재물은 백성들에게 나눠 줘 이들을 돕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황해도와 경기도 일대는 물론 평안도와 강원도, 한성까지 출현하자 조정에서는 임꺽정 무리를 토벌하기 위해 군사를 동원했습니다. 1559년 포도관 이억근이 개성에서 임꺽정을 잡으려다 살해되었습니다. 이듬해 임꺽정 일당은 한성에 나타났다가 장통방에서 임꺽정의 아내와 형 가도치, 모사 서림을 비롯한 부하들이 체포되면서 세력이 크게 약해졌습니다.

 

조정에서는 1561년 서림을 앞세워 토벌군을 조직했고 결국 1562년 정월 구월산으로 도망간 임꺽정은 토포사 남치근에게 체포돼 한성으로 압송된 뒤 처형당했습니다. 임꺽정이 죽은 뒤 그를 의적으로 떠받들어 많은 설화가 생겨났습니다. 실학자 성호 이익은 조선의 3대 도둑으로 홍길동과 임꺽정 그리고 장길산을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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