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한국종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종으로, 신라 성덕왕 24년에 조성되어 조선 예종 원년에 상원사에 옮겨졌습니다. 이 종은 한국종의 고유한 특색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범종입니다. 음통이 있는 종뉴 아래에 종신이 안으로 오므라든 형태이며, 이상적인 비례와 안정감 있는 구조, 풍부한 양감과 함께 세부적인 묘사수법도 매우 사실적입니다.
종신에 있는 상대·하대, 네 곳에 있는 유곽의 문양은 모두 당초문을 바탕으로 2∼4인의 작은 비천상이 있는 반원권문이 새겨졌으며, 종복에 비천상과 교대로 있는 당좌는 8 엽의 단판연화문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비천상은 구름 위에서 천의 자락을 흩날리며 공후와 생을 연주하는 모습으로, 볼록한 두 뺨과 유연한 신체에 걸친 천의 등은 8세기 전반의 이상적인 사실풍의 불교 조각 양식을 잘 반영합니다. 이러한 상원사 종에 보이는 음통, 안으로 오므라든 종신형, 상대·하대, 네 곳에 있는 유곽의 구조적인 특징은 한국종의 전형이 되어, 양식적인 변천과정을 거치면서 이후의 모든 종에 계승되었습니다.
시대별로 다른 종에 그려진 문양
성덕대왕신종에서 가장 화려한 문양은 비천상입니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천인의 모습을 그린 이 문양은 종을 만든 때가 신라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불교에서 비천상은 천상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고려시대 종 중 천흥사 종에도 비천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때는 숫자를 세어보면 신라시대는 비천상이 4구이고, 고려시대는 2구밖에 없습니다.
천흥사동종은 비천상이 새겨져 있지만, 고려시대 많은 종에는 삼존불이 합장하고 있거나 앉아 있는 보살상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합장하고 서 있는 보살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는 중생을 구원하기 위해 지상에 내려온 분을 상징합니다. 봉선사대종은 종 위쪽에 있는 종고리의 용이 두 마리이고 음관이 없으며, 종의 몸통 중간에 문양띠가 나타납니다.
이는 중국종이 들어오면서 신라시대부터의 한국종 형식에 중국종의 요소가 더해진 결과입니다. 종의 문양이 시대별로 달라지는 이유는 종 속에 담긴 불교와 사람들의 생각이 변하고, 또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 그 문양만 보고도 어느 시대의 종인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종과 외국 종의 다른 점
우리 종과 서양종은 다른 종류의 종입니다. 우리 종은 전체가 둥글고 아래가 약간 좁아지면서 모여드는 모양으로 청동으로 만들어져 푸른빛을 내고, 절에 갔을 때 길게 늘여놓은 굵은 나무를 이용하여 칩니다. 반면, 서양종은 위가 좁고 아래는 넓게 펼쳐진 모양으로 황동으로 만들어져 누런빛을 내며 줄을 흔들어서 쇠막대가 움직이면서 소리를 냅니다.
종모양, 재료, 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소리도 당연히 다르게 나겠죠. 종의 각 부분 이름은 그림을 보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의 각 부분 이름** 종은 노랫소리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서양 종은 높은음이 많고, 우리 종은 낮은음이 많아 끌어안는 느낌이 듭니다. 중국종과 일본종과는 재료와 치는 방법은 비슷하지만,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종에는 음통과 당좌가 있지만, 중국종과 일본종은 이러한 특징이 없습니다. 또한, 우리 종은 종 두께가 부분마다 다르면서 둥근 곡선과 같은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중국종과 일본종은 종 두께가 똑같아서 전체 모양이 직선에 가깝습니다. 종을 비교해 볼 때, 음통, 당좌, 종 두께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종소리의 깊은 울림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는 맥놀이라는 특별한 현상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 중 하나입니다. 맥놀이 현상은 두 개의 다른 파장을 가진 진동이 만나게 되면 소리의 크기가 일정한 주기로 변화하는 현상입니다. 이 맥놀이가 가장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려면 정확한 계산과 균형 잡힌 구조가 필요합니다.
종을 치면 종 속은 진동이 서로 충돌하거나 반사해 잡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잡음을 외부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음통이에요. 이렇게 잡음이 없을 때만 이상적인 진동이 만들어지는 거죠. 명동의 종은 종을 바닥에 최대한 가깝게 매달아 놓고 바로 아래에 항아리를 묻어놓거나 움푹하게 파놓은 공간을 만들어 효과를 냅니다. 이 공간은 진동을 오래 머물도록 해 긴 여음을 만들 뿐만 아니라, 첫 번째 진동이 이곳에 부딪혀 새로운 진동이 하나 더 생길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음통과 명동의 작용으로 정확한 맥놀이가 가능해졌습니다. 우리 종은 이 밖에도 많은 특별한 요소를 가지고 있어,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낸 음향과학 장치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종소리가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소리를 세밀하고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원사 동종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상원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범종. 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높이 167㎝, 입지름 91㎝. 용뉴 좌우에 오목새김된 명문에 의해 이 종이 725년(성덕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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